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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이스라엘 경쟁력의 원천 ...

  •   [르포] 이스라엘 경쟁력의 원천, '와이즈만 연구소'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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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의 경제 중심지인 텔아비브(Tel Aviv)에서 남쪽으로 22km 정도를 가니 이스라엘 최고 생명과학 연구기관이자 세계 5대 기초과학 연구소로 꼽히는 와이즈만 연구소(Weizmann Institute of Science)가 모습을 드러냈다.
     
    이 연구소는 1934년 이스라엘 초대 대통령 하임 와이즈가 설립했으며, 생화학·생물학을 비롯해 수학·물리 등 순수 과학만을 다룬다. 2009년 노벨화학상 수상자인 아다 요나스(Ada Yonath)도 이 연구소 출신이다.
     
    형형색색 봄꽃이 만발한 캠퍼스를 지나 환경과학·에너지 연구동에 들어서니 수문학자 브라이언 버코위츠(Brian Berkowitz)가 기자를 맞았다. 수문학(Hydrology)이란 지구의 물을 연구하는 학문으로 ‘물 기근 국가’(1인당 1000㎥ 이하)로 분류되는 이스라엘에서는 최근 가장 주목받는 기초과학 분야다.
     
    ◆ 연구에만 몰두….‘유레카’를 외치는 연구소
     
    버코위츠 박사가 자신의 연구실이라고 소개한 곳에는 온통 작은 바위 덩어리나 모래를 채워 넣은 플라스틱 박스가 널려 있었다. 그는 두 개의 작은 바위 덩어리를 들고 “담수(淡水)의 97%는 강과 호수가 아닌 지하수”라며 “여러 종류의 바위틈으로 지하수가 흐르는 방법과 속도 등등을 연구해 물이 부족한 이스라엘이 어떻게 하면 지하수를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을지를 고민한다”고 말했다.
     
    최근 버코위츠 박사의 관심사는 염해(鹽害) 방재다. 이스라엘은 지중해 동남쪽 연안과 273km쯤 접해 있는데 물이 부족해 담수인 지하수를 다량 이용하면서 바닷물이 지하수가 흐르던 곳까지 들어오는 경우가 많아졌다. 이렇게 되면 그 지역에선 작물 경작 및 식수(植樹)가 불가능해져 토양이 황폐화된다.
     
    그는 “해수와 담수가 만나는 지점에 공기를 주입하면 석회석(탄산칼슘·CaCO3)이 생성된다는 것을 발견해 염해 해결의 실마리를 찾았다”며 “아르키메데스가 유레카(Eureka·‘알아냈다’는 의미의 그리스어)를 외쳤을 때 느꼈을 것 같은 기분을 나도 느꼈다”고 말했다.
     
     
    건물은 와이즈만 연구소 전경
     
    ◆ 산학 협력도 ‘척척’, 특허권 로열티만 연간 100억달러
     
     
    와이즈만 연구소에는 버코위츠와 같이 연구에만 몰두할 수 있는 과학자만 1000명이고, 석·박사 과정을 밟는 학생이 1100명, 박사 학위를 취득한 연구진이 220명이 있다. 학부과정 없이 석·박사 과정만 있어 교수와 학생이 모두 연구에만 열중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 있다.
     
    버코위츠 박사는 “와이즈만 연구소는 유능한 기초과학자들이 자신의 연구를 마음 놓고 할 수 있는 놀이터”라며 “전체 연구비의 33%를 정부에서 지원해주며, 이밖에 개별 연구에 대한 보조금과 기금, 특허권을 통한 로열티가 있어 연구진들이 연구 외에 신경 쓸 일을 없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특허권을 통한 로열티 수입이 해가 갈수록 늘고 있다. 와이즈만 연구소는 1959년 기술 상업화를 목적으로 하는 회사인 ‘예다(Yeda)’를 세워 현재 연간 100억달러 이상의 수익을 올리고 있다. 실제로 다발성경화증 치료제인 코팍손(Copaxone)은 개별 상품으로 30억달러 이상을 벌어들이고 있으며, 대장암 치료제인 얼리툭스(Erbitux)도 미국 식약청(FDA) 인증을 받고 세계에서 인정받는 인기 상품이 됐다.
     
    또 와이즈만 연구소 인근에는 ‘라빈 과학단지’가 들어서 있어 자연스럽게 와이즈만 연구소의 연구 성과를 상업화 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 있다. 이곳에 들어선 다수의 기업은 와이즈만 연구소 출신의 CEO가 경영하고 있다.
     
    와이즈만 연구소의 바트야 그린맨(Batya Greenman) 홍보 책임자는 “과학자는 돈 걱정 없이 연구에만 매진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주고, 이에 대한 상업적 결과는 예다를 통해 다시 거둬들이고 있기 때문에 연구 예산 확보에 문제가 없다”며 “기초과학에 대한 의심 없는 투자가 지금의 이스라엘 경제 근간을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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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브라이언 벌코위츠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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