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5 Foreign Volunte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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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팝 좋아, 여수 좋아" 외국인 ...

  •   "K팝 좋아, 여수 좋아" 외국인 자원봉사자 405명 활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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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3일 개막 이틀째를 맞은 여수세계박람회. 외국인 자원봉사자와 직원 6명이 박람회장 중심의 ‘엑스포디지털갤러리’에서 한데 모였다. 왼쪽부터 데이나 다멜리오, 루바 레쉐프, 브라이언 웨버, 레이첼 리, 나즈라, 심극억씨. /김영근 기자 kyg21@chosun.com
  •  13일 개막 이틀째를 맞은 여수세계박람회. 외국인 자원봉사자와 직원 6명이 박람회장 중심의 ‘엑스포디지털갤러리’에서 한데 모였다. 왼쪽부터 데이나 다멜리오, 루바 레쉐프, 브라이언 웨버, 레이첼 리, 나즈라, 심극억씨. /김영근 기자 kyg21@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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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일 개장한 여수엑스포에서는 20여 개국 405명의 외국인 자원봉사자들이 현장을 누비고 있다. 국제관에 마련된 각국 전시장에도 유창한 한국어 실력을 뽐내는 500여명의 외국인 직원들이 관람객을 맞이한다. 외국인 자원봉사자를 아예 구경하기도 어려웠던 1993년 대전엑스포 때와 비교하면 격세지감이 들 정도다.
     
    예일대 학부를 나와 하버드대 인문대학원 석사 과정 동아시아학 전공인 데이나 다멜리오(여·24)씨는 미국에서 30여명의 친구들과 함께 K-POP 등 한국 문화 정보를 제공하는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다. 그는 여수엑스포 개최 소식을 듣고 만사 제쳐놓고 인턴에 신청해 미국관의 '학생 대사'로 뽑혔다. 장차 한국 전문가가 되고 싶다는 그는 방학기간을 모두 엑스포에서 보낼 계획이다.
     
    한국말도 능글맞을 정도로 척척이다. 관람객들이 "한국말 잘하네"하면 "비행기 태우지 마세요"라고 대꾸한다. 지난 3년 동안 배운 한국어로 미국관 '학생 대사'로 근무하고 있다. 그는 "그동안 '여수 밤바다'라는 노래를 들으며 상상만 했는데, 훨씬 더 좋다"며 "전남 여수에 와 볼 기회는 일생에 단 한 번뿐일지 모른다"고 했다. 그는 "과학 기술이 집약돼 있는 여수엑스포로 빨리 오라"고 했다.
     
     
    걸쭉한 부산 사투리를 구사하는 브라이언 웨버(26·호주)씨는 호주관의 인기 인물이다. "여기는 전라도 사투리 써. (사람들이 내 말을) 잘 못 알아들어. 나 창피해"라며 얼굴을 붉혔다. 그는 2010년 1년간 부산의 한 초등학교에서 영어 교사로 일했다. 사투리는 그때 배웠다고 한다. 그는 "이렇게 큰 행사의 한 부분이 될 수 있어서 기쁘다"고 했다.
     
    이스라엘에서 온 루바 레쉐프(여·20)씨는 국제관 내 이스라엘관에서 전시 안내 업무를 하고 있다. "2008년 우연히 유튜브에서 접한 한국 노래(K팝)를 듣고 '신기한' 한국말을 배우고 싶었다"고 했다. 그는 3년간 이스라엘에 있는 한국문화원에서 한국어를 공부했다. 루바씨는 지난해에 여수엑스포 이스라엘관에서 일할 사람을 뽑는다는 말을 접하고 곧바로 지원해 선발됐고, 일주일 전에 한국에 도착했다. 한국문화원 수업과 뮤직비디오 등을 통해 익힌 그의 한국어 실력은 한국인 관람객들도 깜짝 놀랄 정도로 유창하다.
     
    그는 "따뜻한 날 바다 풍경, 떡볶이와 순대가 너무 좋다"며 "9월 1일로 예정된 출국일이 너무 빠르다"고 벌써 걱정했다. 루바씨는 아예 한국에서 직업을 찾아 계속 살고 싶다는 꿈을 갖고 있다. "한국 남자들 너무 멋지고 잘생겼어요. 남동생에게도 한국 스타일의 옷을 많이 사다 줄 거예요."
     
    싱가포르 자원봉사자인 레이첼 리(여·22)씨와 나즈라(여·22)씨는 유창한 한국어 실력을 무기로 5대1의 경쟁률을 뚫고 싱가포르관 가이드에 지원해 여수에 왔다. 두 사람은 지난 2010년에 두 달간 연세대 한국어학당에서 함께 수업하며 친구가 됐다. 레이첼씨는 "한국어를 잘하면 싱가포르에서 취직도 잘된다"고 했고, 나즈라씨도 "서울에만 있었는데, 지방 도시인 여수가 이렇게 화려하게 변한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고 했다. 두 사람의 가이드를 받은 관람객들은 "혹시 한국 사람이냐" "그동안 한국말 공부를 얼마나 했기에 이렇게 술술 잘하느냐"며 질문을 퍼부었다. 이들은 사실상 체류비용 정도만 받고 있지만 "K팝 스타들을 이곳에서 직접 보게 돼서 꿈만 같다"고 말했다.
     
    중국 장쑤 출신인 심금억(25)씨는 명문인 상하이 푸단대 한국어학과 석사 2학년에 재학 중이다. 이들 중 유일하게 국제관이 아닌 국제박람회기구관에서 자원봉사하고 있다. 심금억씨의 목표도 한국을 제대로 배우는 것이다. 주변에선 "사용하는 어휘가 한국인보다 더 고급"이라며 놀랄 정도로 유창하다.
     
    상하이엑스포에도 가봤다는 그는 "여수의 디지털갤러리나 빅오(BIG-O)에선 전문 과학 기술을 보여준다"고 했다. 그는 "한국은 역사적 유적을 잘 보존하면서도 현대적 건축시설을 짓는다"며 "과거와 현재가 조화를 이루는 '멋'이 있는 곳"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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